Book & 문학

침대부터 정리하라... 도서 후기.. 최소한의 성취감에 대해서

프리 이글 2023. 4. 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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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최근 계속 생각이 나서 포스팅한다.

 

책 제목이 심각하다. 어떻게 보면 우습기도 하다.

 

 
침대부터 정리하라
2014년 5월 17일 텍사스 대학 졸업식에서 새하얀 해군 장교 정복을 입은 한 남자가 졸업식 축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섰다. 졸업생들은 부드럽고 상냥한 인상의 그 남자가 누구인지 금세 알아보았다. 단지 그가 텍사스 대학을 졸업하고 학군단 출신으로 미국 특수전 사령관의 자리에까지 오른 모교 출신 인사라서가 아니었다. 그 남자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제거를 위한 〈넵튠 스피어〉 작전을 지휘한 인물, 바로 해군 대장 윌리엄 H. 맥레이븐 제독이었다. 미국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전 미국인의 영웅이었다. 연설에서 그는 자신이 6개월 동안의 네이비실 기초 군사 훈련 과정에서 배운 열 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연설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침대부터 정리하라는 첫 번째 교훈으로 시작해, 무언가를 포기함으로써 인생이 수월해지는 경우는 결코 없음을 강조하는 열 번째 교훈으로 끝을 맺었다. 연설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연설의 여파는 졸업식과 함께 끝나지 않았다. 맥레이븐의 연설 동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세포 분열을 일으키듯 급속히 확산되었다. 동영상 조회 수가 금세 1000만 번을 넘어섰다. 이 책은 이 유명한 연설에 일화를 더해 확장한 것이다. 그의 졸업식 연설에 감동한 사람들이 그에게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가 네이비실 기초 훈련 과정에서 배운 교훈들이 실제 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군에 복무할 당시 어떤 사람들이 그러한 영감을 주었는지 궁금해했다.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려는 시도이다.
저자
윌리엄 H 맥레이븐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22.07.01

 

침대부터 정리하라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침대부터 정리하라는 것이다. 참고로 책의 저자는 미국 해군 대장 출신의 군인이다. 그것도 네이비실을 담당한 골수 군인이다. 애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는 아니지만, 텍사스 대학교 (UT, 오스틴) 졸업 후 ROTC로 임관해서 30여년을 군대에서 근무했다. 대장까지 올랐으니, 능력은 아마 출중할 것이다.

 

 

이쯤되면 군인 아저씨의 꼰대력 높은 충고라고 생각할 것이다. 군인답게 가장 쓸데없는 일, 즉 침대 정리나 강조하는 구나..라고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을 보면 제법 생각이 바뀐다.

 

책은 2014년 저자인 윌리엄 맥레이븐 대장이 모교인 텍사스대학 졸업식에서 행한 20분 정도의 졸업축하연설을 기반으로 작성되어 있다. 영어에 큰 문제가 없다면 윺튜브에 있는 그의 연설을 직접 들어봐도 좋다. 참고로 자막도 있다. 유튜브만 보면 책을 별도로 읽은 필요는 없다.

 

책은 군대와 네이비실에서 근무하면서 경험했던 일들을 통해 얻은 인생의 교훈 열 가지를 나열한다. 교훈이라고 해서 심각하거나 큰 의미를 주지는 않는다.첫 번째 교훈이 '침대부터 정리하라'는 것인데 다른 것은 어떻겠는가?

 

하지만, 30여년의 군대에서의 업력은 무시 못하는 듯하다. 교훈 아닌 교훈들이 기억이 계속 남는다. 책을 읽은지 몇 년이 지났지만, 갑자기 생각난다. 그 중에서 하나는 역시 책의 제목이자, 책의 흥행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침대와 관련된 내용이다.

 

왜 침대를 정리해야할까? 그냥 군대라서? 깔끔해 보이려고? 엄마 혹은 와이프가 시켜서?

 

맥레이븐 대장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침대를 정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일상에서 모든 것을, 매일 성공할 수는 없다. 하루하루 좌절을 맛보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침대를 정리하는 것과 같은 작은 일을 성취하면서 좀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실패한 하루를 경험하고 좌절 속에서 침실로 들어왔을 때, 잘 정리된 침대를 보는 순간, 적어도 오늘 하루도 무언가를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시 내일의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꾸기 전에, 침대와 같이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전에는 별로 체감하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그의 말이 계속 생각이 난다. 침대 정리에 들어가는 1분 미만의 시간이지만, 저녁에 터벅터벅 집에 왔을 때 깜끔한 침대를 보는 순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뭔가를 최소한 아침부터 했다는 작은 성취감이 든다. 그리고 정리된 침대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다시 내일도 힘내겠다는 작은 의지가 생긴다.

 

어떻게 보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도 맥을 같이 한다. 맥레이븐 장군은 세상을 바꾸기를 원한다면 침대 정리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자신 주변의 가장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별로 기억에도 안남고 순간적인 충동만 증가한다는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이처럼 어느 순간 문득 책의 한 구절, 저자의 의도를 느낄 때가 있다. 이를 위해 책을 읽는 듯 하다.

 

참고로, 2015년 정도에 책이 출간된 이후, 군인과 경찰이 되려는 사람들이 필수 도서 목록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저자의 특성 상 아무래도 모든 사람들에게 다 적합하기 보다는 남성들에게 좀더 적합한 책인 듯 하다.  2022년에 새로 개정되어 출간된 듯하다.

 

링크한 유튜브를 보건 책을 읽건 잠시 시간을 낼만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