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역삼역 GFC를 방문했다가, 같은 건물에 있는 최인아책방 GFC점에 잠깐 들렀다.
GFC에 있는 최인아책방의 느낌은 한마디로 거대한 빌딩 속에 숨겨진 꿈의 공간이다. 솔직히 이런 으리으리한 건물, 보다 솔직히 말하자만 냉혹한 빌딩 안에 이렇게 아기자기한 서점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최인아책방 GFC점을 보고 있으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빌딩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자주 방문해서 책을 사기도 하겠지만, 과연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까? 하지만, 이는 나에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서점주인인 최인아 님만 고민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약간의 힐링 혹은 리프레쉬가 되는 공간이 있다는 것 아닐까?
최인아책방 안으로 들어가 보자.
서점 문 안으로 들어가면 적절한 크기의 공간이 있다. 책은 벽에 진열되어 있지만, 판매를 위한 목적은 아닐 것이다. 고양이 조각이 있는 의자와 간단한 굿즈를 파는 테이블, 그리고 이달의 행사 등이 적혀 있는 공간이다. 다만, 한가지 이상한 점은 이달의 베스트셀러(?)는 2월달에 적은 것이다. 격월로 진행하는 것인지 혹은 관리가 안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제 4월인데 한참 지난 2월 베스트셀러가 이상하다.
서점 안은 크지 않다. 최인아책방 본점은 꽤 큰 크기의 중형 서점이라면, GFC점은 작은 독립서점 느낌이다. 대신 간결하고 소박하지만, 왠지 책이 더 잘 선별되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테이블 위에 놓인 책들이 책을 선별하는 사람의 마음을 전하는 듯 하다.
테이블 중에는 구독서비스를 한다는 푯말도 볼 수 있다. 자세히 보지는 않았으나, 일정 회원금을 내면 책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듯 하다. 다만 교보문고나 다른 서점들과의 차별점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최인아책방 GFC점은 서점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흔한 베스트셀러가 훨씬 많이 보이고 전면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찾기 어렵거나 특별히 선별된 책들이 벽에 더 많이 진열된 것은 아니다. 솔직히 한국처럼 독립출판사가 많지 않은 나라에서 서점이 스스로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얼마나 책을 잘 선별해서 앞에 놓을 것인지 그리고 주변 고객들의 생각을 잘 읽어낼 것인지가 아닐까? 이점에서는 솔직히 큰 차별성 혹은 매력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삭막한 GFC에서 이런 공간이 있다는 점은 큰 혜택이다. 온라인으로 책을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을 알지만, 왠지 이런 서점에 와있노라면 뭐라도 한권 들고 나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인아책방에서 나가는 길목에 책방 방문객들이 쓰는 노트가 있더라. 뭐라도 한줄 끄적거리고 싶은 생각을 누르면서 책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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